"내가 잘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과 함께 시작한 미국에서의 박사과정 1년차 생활이 끝났다. 가을학기, 봄학기가 끝나고 벌써 방학한지 2주 정도 되어가는 시점에서 여름방학을 보내는 중이다. 방학을 해서 수업을 듣거나 숙제, 시험과 같은 해야할 일이 줄어들었고 그 대신 방학동안 리서치와 논문, 교과서 리딩과 같은 일에 집중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서 많은 것들이 불확실하고 폐쇄적이였고 사회활동이나 연구와 같은 모든 부분들이 느리게 진행되었던 지난 가을학기에는 집-학교 만을 반복해서 왔다갔다하며 지냈다. 정말 사람 만날 일이 거의 없었고 시험을 칠 때를 제외하면 온라인으로 수업 듣는 것이 가능했으니, 마음만 먹으면 일주일, 이주일이라도 집 밖으로 안나갈 수도 있었다. 나는 그래도 낮 시간에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려고 학교에 출근도장을 찍으며 지냈다. 그때 당시에는 잘 몰랐는데, 스스로 첫 학기라는 긴장감, 사회적인 고립감 때문에 기본적으로 약간 우울한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보낸 듯 하다.
잠깐이였던 겨울방학이 지나고 개강한 봄 학기에서는 오피스도 부여 받으면서 오피스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리고 사이드 리서치로 조그마한 실험을 진행하면서 기본적인 실험 테크닉들을 익히고 연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었다. 두 학기가 지나며 코스웍도 6과목이나 완료했고 성적도 잘 받은 듯하다. 나의 전공의 경우에 학점을 transfer할 수 있기 때문에 석사학점을 transfer 하면 앞으로 미니멈 2과목만 들으면 코스웍 자체는 끝이난다. 어느덧 코스웍 진행이 절반 이상을 넘어서게 되었다. 태어나 처음으로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영어 진행되는 강의를 들으면서 과연 내가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 것이 사실이였지만, 다행인 것은 코로나 덕분인지 모든 수업은 녹화가 되어서 온라인에 올라오기 때문에 내가 놓친 부분이나 모르는 부분들에 있어서 다시 듣는 것이 가능했다. (Full in-person 수업이여도 교수님 마다 녹화를 해서 올려주시는 분들도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내가 필요한 부분을 뽑아서 들을 수도 있었고, 또는 모든 강의를 반복해서 들을 수 있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모든 강의를 1회 이상은 다시 돌려보았고 모르는 부분은 rewind를 반복하면서 알아 들을 때 까지 들었다. 또 나는 약간 전공이 바뀐 상태라 학부생 때 배워야하는 기본적인 전공 지식들도 좀 부족한 상태여서 초반에는 개념이나 용어에 대한 부분들이 헷갈리고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하다보니 용어에 많이 익숙해졌고, 서서히 적응할 수 있게 되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기 미국 학생들도 그렇게 많이 알고 있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엄청 뛰어난 사고력으로 날카로운 질문을 하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뭔가 아는 것 같고 아는 체 하는 거 같은데 사실을 수박 겉을 햝고 있거나 나랑 비슷하게 아는 정도? 여서 '아 하면 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Writing이나 Presentation 같은 것들은 어쩔 수 없이 준비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거나 완성된 과제의 퀄리티들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지만, 시험이나 숙제 같은 것들은 충분히 노력하면 따라 잡을 수 있는 것들이였다. 그래서 현재까지는 GPA 4.0 만점에 4.0을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 남은 과목들도 수업을 듣는 것에 있어서 두려움은 많이 사라진 상태이다.
언제 유학가서 언제 코스웍 마치고..언제 퀄 시험치고...하나~라는 생각을 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벌써 다음학기 또는 다다음학기면 코스웍을 마치고 퀄을 준비해야 할 시간이 올 것 같다. 이러면 또 금방 졸업이라는 시간이 오지 않을까 기대한다.
여름방학 동안의 목표는 지금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관한 실험을 진행하면서 실험 데이터를 얻고,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말 즈음에 2편의 페이퍼를 작성해서 저널에 투고하는 것이다. 지도교수님께서도 조교수인지라 테뉴어 트랙을 위해서 실적을 쌓으셔야 하기에 이번 여름학기부터 바짝 스퍼트를 올리려고 하시는 것 같다. 매주 weekly report를 요구하시는 것 보니..이제 같이 달리면 될 듯 하다. 이 프로젝트는 내 논문의 메인 프로젝트가 될 것은 아니지만, 아주 유사한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연관해서 논문을 풀어가기도 좋은 주제이기 때문에 나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이다. 방학을 시작한지 2주 정도가 지났는데 기본적인 실험들을 진행하면서 데이터베이스를 모으는 중이다. 다음달 쯤이면 본격적으로 페이퍼에 들어갈 데이터들을 수집하게 되길 기대한다.
'미국 박사과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실험이 제대로 안될까? (2) | 2021.07.25 |
---|---|
Time zone (0) | 2021.06.10 |
2주 남은 봄학기 (0) | 2021.04.19 |
나날이 바쁜 하루하루 (0) | 2021.02.21 |
다시 개강, 두번째 학기 스타트 (0) | 2021.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