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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박사과정

GRE 마지막 이야기

by 뚜바 2020.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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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그만 두고 서울로 올라와 고시원을 잡고 GRE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나름대로 Quant는 자신이 있어서 Verbal 수업을 듣고 기본적인 영작문과 영어독해실력 향상을 위한 수업을 들었다. 수업의 질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영어작문과 영어독해 수업은 어떻게 문장을 구성해야하고 어떤식으로 글을 읽어나가며 주제를 찾는 지 알 수 있었고 혼자 스스로 공부하면서 깨우치는 부분이 저절로 생기게 끔 되었다.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 재밌어졌다고나 할까..?

 

Verbal 강의에서는 어느정도 문제를 보는 방법과 푸는 법 그리고 skill, 문제유형에 따른 풀이방법 등에 대해서 배웠지만, 영어 단어를 외우는 것도, 해석을 해도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먹을 수 없는 난해한 GRE 문장을 해석하는 것도 여전히 쉬운 일은 아니였다. 그렇지만 제공되는 기출문제들과 방대한 문제집, 유형에 맞게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방법들을 반복숙달 하면서 공부를 열심히 했다.

결론적으로 학원을 약 두 달 간 다닌 뒤 시험을 2번이나 더 보았는데 Verbal 점수는 더 이상 오르지 않았고 Writing은 주제에 따라 4.0에서 3.0을 왔다갔다했다. 그리고 믿었던 Quant에서는 오히려 더 성적이 안나오고 말았다. 그래서 결국 나는 미국대학원에 지원할 시점에서는 학원을 다니기 이전 독학하며 얻은 점수를 리포팅하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회사를 계속 다니면서 돈이나 더 모을껄 하는 후회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시간 또한 나에게 헛되이 보낸 시간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원은 GRE 성적을 높히기 위해서 다녔지만, 가장 큰 소득은 앞으로 내가 어떻게 영어공부를 해 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을 체득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연구자로서 논문을 작성하기위한 영어에 대해서 많이 배우고 앞으로 더 발전해 나갈 방법에 대해서 알게되었던 경험이였다.

또한, 더웠던 여름 날 하루종일 독서실에 박혀서 공부를 하면서 들었던 생각들도 많았고, 자정이 다되는 시간이 되어 고시원에 걸어가면서 보았던 강남 거리의 수많은 사람, 도시 모습들 그 와중에 내 머릿 속에 들었던 생각들.. 작은 고시원 방에 누워서 했던 생각들..내가 무엇을 위해서 공부를 하며 앞으로 어떤 길을 나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사색...모두가 나에겐 소중한 경험이었다. 

"나의 2019년 여름 짧았던 서울에서의 생활을 이렇게 포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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