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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박사과정

희망과 좌절의 반복

by 뚜바 2020.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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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입국하고 나서 2달에 가까운 시간이 되어가고 있고 개강 후에도 6주 정도가 지났다. 출국 전 한국에서 겪어보지 못한 상황들에 대한 나의 걱정들은 대부분은 쓸모 없는 것이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러면 어쩌지 저러면 어쩌지...와 같은 걱정들은 그저 걱정들일 뿐이였고, 쉽지는 않지만 하나씩 하나씩 일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었다. 다급하거나 답답한 상황이 되니 영어로도 말이 빨라지는 나를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한마디도 못하면 어떻게 하지 생각했는데 그건 기우에 불과했다. 또한 주변의 랩메이트들의 도움을 통해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수업을 따라감에 있어서 나는 전공을 바꿨기 때문에 내용자체는 생소하다. 그래도 어느정도 예습을 하고 들어가면 강의가 100% 이해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흐름을 가지고 흘러가고 있는지 큰 줄기는 잡을 수 있었고, 부족한 부분은 스스로 다시 한번 읽고 생각해보고.. 다행스럽게도 강의가 온라인자료로 recording되어 올라오기 때문에 반복해서 볼 수도 있다. 이렇게 차츰차츰 적응해가면서 ‘나도 할 수 있다!’ 라는 마음을 먹으며 하루하루를 헤쳐나간다.

하지만 여전히 느껴지는 한계는 많다. 역시나 가장 큰 것이 언어인 것 같다. 강의라는 것도 교수와 학생간의 소통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학문을 공부함에 있어서도 사용되는 언어가 영어라는 점은 한국인인 나에게 큰 장벽으로 다가오는 것을 부정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내 생각을 내 생각대로 표현하기 어렵고, 질문을 하나 하더라도 내가 정말 묻고 싶은 것을 정확히 묻는 것이 어렵기도하다. 특히 과제같은 것을 받아들었을 때, 분명 수업에서 배운 내용인데 도무지 알 수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과제가 업로드되면 바로 받아서 어떤 문제들이 있고 어떻게 풀지 고민을 하는데 주변 친구들은 그렇지가 않다. 다른 할 일이 많아서 일까 아니면 약간 낙천적이고 급하지 않다고, 자신있어서 여유가 있는 것일까 생각했다. 나는 몇일을 다시 보고 보면서 하나씩 깨달아서 거북이처럼 전진하고 있다면, 그들은 왠지 토끼처럼 한번에 빠르게 결승점에 다다르는 것만 같다. 이러한 한계를 느낄 때마다 내가 과연 여기서 공부할 자격이 있는지? 나는 왜 다른학생들처럼 못하는 것인지? 스스로를 자책하는 소모적인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그런데 시간이 차츰차츰 지나면서 또 다른 희망을 보기도 했다. 여러 과목의 숙제를 한 두번 하면서, 주위의 클래스메이트들과 숙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들도 다 아는 것이 아니고 푸는 수준이 나와 비슷하다는 것, 심지어는 더 모르는 상태인데 여유만 있는(?) 그정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 쟤들도 그저 나와 같은 과정에 속해있는 학생들 뿐이지 결코 나보다 월등히 뛰어난 사람은 아니야! 라는 생각이 마음 속에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조금은 긍정적이게 변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기초가 부족해 가장 애먹고 있는 과목의 첫번째 숙제에서 100점과 함께 교수님께서 달아주신 “Good” 이라는 작은 코멘트에 큰 힘을 얻고 열심히 하자!라는 motivation을 가질 수 있었다. 교수님 감사해요!

여전히 넘어야할 산은 많고 아직 아무것도 모르지만, 좌절감이 몰려오더라도 다음날은 또 좋아지겠지라는 마음으로 감정과 정신을 컨트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깨닫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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