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푼 꿈과 설렘과 걱정을 안고 미국땅에 도착한지 3개월 정도가 지났다. 처음엔 어떻게 하지 라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을 이겨내면서 나름대로 잘 지내고 있다. 아직 첫 학기가 끝나지 않았지만 이제 11월만 다 가면 거의 모든 과제나 시험들이 끝날 것 처럼 보인다. 학기를 시작하기 전에는 내가 과연 수업은 따라갈 수 있을지? 시험은 잘 칠 수 있을지? 교수님의 이야기를 잘 알아들을 수 있을지 이런저런 걱정을 많이했다. 그래도 닥치니까 다 하게 되더라.
처음 들어온 아파트는 Furnished option으로 정말 필요한 가구만 있던 방이였는데, 생활하면서 지내다보니 이것저것 사게되었고, 결국 의자와 책상이 기본적으로 있었지만 사용하기에 너무 불편했기 때문에 의자와 책상도 구매했다. 또 노트북만 쓰다가 듀얼모니터를 사용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에 모니터도 구매했다. 이것저것 구매하다보니 살림살이가 하나 둘 계속해서 늘어난다. 밥도 해먹는데 점점 요리하는 것이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간편하게 할 수 있는 것 위주로 먹게된다...큰일이다.
현재는 4인실을 쓰고 있는데, 다른 3명의 친구들은 미국 학부생들이다. 착하고 친절한 친구들이기는 하지만 가까운 사이로 지내기에는 좀 어려움이 있는거 같다. 그리고 저녁에 조금 시끄러운 편이다..그래서 다음 해에는 2인실로 이사를 가려고 생각 중이다.
여전히 영어로 말하는 것은 어렵지만 그래도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는 내 스스로가 잘하고 있는 듯하다. 처음에는 한마디도 못하면 어쩌지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또 하게 되더라. 또 내 랩메이트 중에서 이번학기에 같이 박사과정에 같이 입학한 캐나다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와는 수업도 같이 듣고 과제나 공부하러 도서관도 이따금씩 같이가다보니 그 친구 앞에서는 그래도 조금은 편안하게 말하는 것 같다. 내가 틀리게 말하거나 잘 못말하더라도 그 친구가 찰떡같이 알아듣는 것도 물론 있다. 말하기 전에 머릿 속으로 어떻게 말할지 생각하고 말하는 습관이 계속 생기는데, 이건 내가 자주 안써보고 활용할 수 있는 문장이나 표현들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 한국어->영어로 번역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내 생각을 영어로 뱉을 수 있는 순간들이 얼른 찾아오면 좋겠다. 하지만 조급하지는 않다. 단기간에 바로 되는 것은 없고, 서서히 조금씩 내 영어실력이 늘어나기위해서 노력하는 중이다. 오히려 전공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말하기가 더욱 편한건 있는 거 같다. 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때,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 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정의나 개념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이러한 부분들은 책에서 본 문장들과 단어들을 떠올리며 이야기하기 때문인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서 연구실 생활에 큰 제약이 있지만, 매주 zoom을 통해 연구실 미팅에는 참여하는 중이다. 다음 학기부터는 Chemical과 관련된 업무에 대한 responsibility가 나에게 이전되기로 되어있다. 전임자에게 인수인계를 좀 받아야하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다보니 만나기도 어렵고, 또 이 친구가 이제 곧 졸업이라 논문쓴다고 바쁘다는 핑계로 조금씩 미루는 느낌도 있다. 어느정도 무엇을 해야하는 지, 프로세스를 알아야 업무를 수월하게 할텐데 이것이 조금 걱정이다. 그래도 학교 졸업 후 몇년 간 일을하면서 각종 재고, 부품 등 관리한 노하우가 있으니 내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살려서 업무가 스무스하게 이루어지도록 노력해봐야겠다. 또 막상 닥치면 다 하겠지!!
나는 스트레스가 아예 없거나, 우울한 감정이 없거나,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데로 잘 살아가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여러 커뮤니티나 주변의 사람들을 보면 너무나 지치고 힘들어하거나 우울증이나 무기력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는 듯 하다. 특히나 첫 학기에... 그 분들과 나의 차이는 무엇일까? 학과,학교,연구실,지도교수님 등 환경의 차이도 있을 것이고 개개인이 추구하는 목표치나 노력치도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나 역시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하고 있지만, 내 스스로가 힘들정도가 아닌만큼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일까? 시험결과도, 과제물의 성적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은데...나는 티칭을 하는 것도, grading을 하는 것도, 현재는 research도 진행 중이지 않아서 받는 스트레스가 덜 한건지... 힘들고 외로운 만큼 성장한다고 하는데, 박사과정이 단기간의 싸움이 아닌 장기간의 마라톤과 같기 때문에 스트레스 관리나 Burn out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컨트롤 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요즘 나는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인가? 라는 고민에 빠졌다.
아직 이번학기도 시험이 3번이나 남아있고, 몇개의 과제들도 남아있지만 절반 이상 왔다는 생각에 약간의 기쁨과 또 다음학기에 대한 기대감에 설레임도 있다. 여전히, 시험, 공부, 논문, 연구 등 걱정이 있기는 하지만 여기에 오기 전에 가졌던 막연한 걱정은 아닌 듯하다. 또 걱정을 통해서 미리미리 준비하면 더 좋은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해본다.
남은 학기도 잘 마치도록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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