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네 번째 학기를 시작했다. 이제 코스웍 과목도 한 과목 남아서 이번학기에는 한 과목만 들으면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4학점 짜리에 랩 세션도 있어서 조금 과제나 해야할 것은 많은 거 같다.. 또한 강의에서 사용되는 Lecture note만으로는 시험을 준비하기가 어렵고 교수님께서도 텍스트북의 관련 챕터들을 읽는 것을 권장 아닌 강요를 하셔서 텍스트북까지 함께 읽으며 공부 중이다.
문득 처음 박사과정 입학하기 전에 과연 가서 수업은 따라갈까? 시험은 잘 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을 했었고, 첫 학기에는 내가 내용을 알더라도 영어로 답변을 잘 적어낼 수 있을까? 이런 고민들을 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닥치니까 다 하게되더라.
이번학기 첫 중간고사를 준비하면서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는데, 내가 답변해야 할 내용을 달달달 외워서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답변을 적어왔던 것이 나의 시험 치루는 방식이였다면 이번에는 내용을 이해하고 이해한 내용을 바탕으로 약간의 논리정연하고 나만의 언어로 답변을 써내려 갔다. 설령 그게 틀린 답변일 수도 있지만 시험을 대하는 태도, 시험에 임하는 자세가 많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그래서 첫번째 중간고사도 잘 치뤄냈고 매주 간격으로 내야하는 워드 5페이지 분량의 랩 레포트도 잘 적어서 내고 있다. 이렇게 조금씩 성장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또 현실을 자각하면 많은 부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확실히 읽기 듣기는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input이 많기 때문에 시간/노력에 정비례하여 느는 것 같고, 쓰기의 경우에는 메일을 주고받고 하거나, 논문, 레포트 같은 것을 작성하다보니 조금씩 느는 것 같다. 많이 읽을 수록 또 그 속의 표현들을 가져다가 내 것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실력이 조금씩 조금씩 더디지만 오르는 것 같다. 또한 나 같은 경우엔 매주 실험한 내용이나 진행상황을 형식적이지 않은 주간레포트 형식으로 항상 교수님과 공유하는 폴더에 업로드 하기 때문에 꾸준히 라이팅을 하게 되는 점도 한 몫하고 있으리라 믿는다.
스피킹은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다. 사람을 만나서 대화하는 부분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은 많이 사라졌으나, 처음 말하는 단어/표현 등을 써야 할 때 한국어에서 번역이 바로 안되거나 많이 이야기해보지 않은 단어들을 발음할 때 어렵고 꼬이기도 한다. 문법파괴는 덤으로... 또, 학교에 와서 네이티브들과 생활하더라도 스몰톡이나 디스커션을 제외하곤 공부하거나, 실험 같은 경우에는 혼자 진행하고 혼자 생각하는 일이 많아서 심할 경우에 학교에 와서 한마디도 안하게 되는 경우들도 있다. 그렇다고 나는 말이 많은 타입도 아니고 약간 낯을 가리는 스타일이라 이런 성격또한 내 스피킹 실력 향상에 어느정도 걸림돌이 되는 것 같다. 그래도 한 두명의 친한친구가 나의 브로큰 잉글리쉬도 잘 이해해주고 때론 표현도 고쳐주는 친구가 있는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요즘 최대한 어떤 단어라도 영어로 많이 말하기 위해서 팝송을 따라부르고 있다. 마치 내 혀와 관련된 근육들을 영어발음에 적합해지도록 훈련시키는 과정이랄까.. 또 좋은 노래 들으면 기분도 좋고 하니..괜찮은 방법이라 꾸준히 실천하려고 한다. 얼마나 많은 발전이 있을까? 그래도 가만히 아무것도 안하는 것 보다는 어느정도의 발전이 있을 것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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