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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박사과정

미국 박사 디펜스 참관, 그리고 포트럭파티 (potluck party)

by 뚜바 2022.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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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에 우리 연구실의 박사과정 학생의 디펜스가 있었다. 코로나 이후로 연구실에서 처음으로 진행되는 in-person 디펜스였다. 비록 커미티 멤버들이 지도교수님을 제외하고..모두 온라인 줌으로 참관하셨지만, 디펜스가 청중들에게 오픈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도 가서 들을 수 있었다. 우리 연구실의 경우 그룹 멤버가 디펜스를 하게 되면 응원차 참석하라고 많이 독려하는 편이다. 물론 강제적인 사항은 아니다. 아침 8시에 디펜스를 하길래 좀 일찍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었지만, 5명의 커미티멤버들의 스케쥴을 고려하다보면 일찍하게 되는 것이 이상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수님들이 다들 워낙 바쁘신 분들이니 말이다..

 

나는 이 친구와 직접적으로 연구를 같이하거나 깊은 소통관계를 나눈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같은 연구실 멤버로서 그가 그 동안 고생한 것을 축하해주고 디펜스에 참관하는 것이 내 나름대로의 예의라고 생각했다. 또한, 실제로 디펜스 현장의 분위기나 그런 것들을 알고 싶기도 했다. 줌으로 참관해본 적은 있었는데,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였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 친구는 학부부터 현재 박사까지 쭉 해오고 있고 가족들과 같이 살고 있어서 부모님과 형제들도 보러 왔었다. 생각보다 아침 일찍 시간이여서 그런지, 크게 관심이 없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연구실의 모든 사람들이 보러 온 건 아니였다. 나를 포함해서 대학원생은 4명 정도? (우리 연구실은 포닥, 박사,석사, 학부생 모두 합쳐서 20명 정도 규모의 랩이다.)

 

마지막 학위논문 발표를 들으면서 내가 연구실 그룹미팅에서 해보고 봐왔던 발표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컨텐츠와 데이터의 질과 양이 향상되고 프레젠테이션의 길이가 약 50분정도라는 점이 다르다면 다를까, 학위논문을 구성하는 스토리나 데이터의 양을 고려하면 이렇게 늘어난 시간은 당연한 부분이였다. 무사히 발표가 끝나고 일반 청중들에게 질문을 받은 뒤에, 다른 사람들은 모두 퇴장하고 학생과 커미티멤버들만 남아서 질의 응답 시간을 가진 뒤 pass/fail 여부를 판단했다. 물론, 이 친구는 무사히 패스했고 비공식적으로 박사가 되었다. 내가 유학 나와서 첫 학기에 그 친구가 proposal presentation practice talk 하는 것을 연구실 미팅에서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벌써 친구가 졸업하니 부럽기도하면서 한편으로는 나도 2년 정도 뒤정도면 졸업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인 토요일엔 지도교수님 집에서 포트럭파티를 열었다. 포트럭 파티는 각자가 먹을 것을 들고와서 서로 나누어서 먹는 파티로 미국,캐나다에서 주로 이루어지는 파티의 형태라고 한다. 우리 연구실에는 한국 (나), 중국, 인도, 멕시코, 미국, 헝가리 이렇게 국가 구성이 되어있고 교수님께서는 본인 나라의 문화나 대표적인 음식을 준비해오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나는 그래서 안전하게 불고기를 만들어 갔다. 이런 집에서 이루어지는 파티는 처음 가봤는데, 약속 시간이 12시라서 나는 11시45분정도에 교수님 집에 도착했다. 주변에 아무런 주차된 차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서 이상하다...아무도 안왔나? 아니면 내가 장소를 잘못 찾아온건가? 싶었다. 주소를 다시 확인 해보니 맞았고, 집의 차고에서 교수님 차를 발견했다 (녹색 미니쿠퍼를 끌고 다니신다..). 그래서 차를 주차하고 슬며시 입구쪽으로 걸어가니 교수님이 안에서 나를 보셨는지 초인종도 누르지 않았는데 문을 열어주시면서 주먹을 내미셨다.ㅋㅋ 나도 맞받아 치고 웰컴웰컴하시면서 반겨주셨다. 내가 처음으로 왔단다.. 그때가 벌써 11시 50분쯤이였는데도 처음이라니...흠..아무튼 집 구경도 좀 하고 이야기도 좀 하다가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다. 12시 안에 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ㅋㅋㅋ 시간 약속 좀 지킵시다!!

 

다들 가져온 음식들을 식탁에 펼쳐놓고 뷔페식으로 접시에 담아서 먹고 돌아다니면서 이야기하고 그랬다. 나는 이렇게 막 자유롭게 서서 이야기하고 그런 문화가 좀 익숙하지 않기도 하고, 말 자체도 많지 않고 더군다나 영어로는 표현의 제한이 있으니 막 자연스럽게 어울리기는 아직까지 조금 힘든 것 같다. 먼저 말을 걸어주곤 하는 몇몇의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는 편이고, 멕시코에서 온 포닥과 일도 같이하다보니 자주 이야기해서 그 친구랑 이야기를 많이했다. 아무래도 대부분의 랩 구성원이 미국인들이고 이 친구들은 학부부터 계속 같이 다녀서 서로가 좀 끈끈함이 있다. 그래서 내가 봤을 때 은근히 보이지 않는 무리가 생기는 것 같다. 이건 사람이 많은 집단에서 항상 보이는 현상이라고나 할까...학교 같은 곳에 가면 한 반에 자주 어울리는 친구 무리들이 생기듯이...아! 물론 대놓고 차별을 하거나, 무시를 한다던지 그런 것은 없다.  최소한 도움을 청하면 도와주려고 하는편? 그리고 친구사귀러 온 것도 아니고 굳이 꼭 친밀하지 않아도 서로 피해만 주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지도교수님과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나는 다행히도 좋은 지도교수님 2분을 모시고 있어서 잘해주시는 편이니 복 받은 박사생활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새로운 경험을 알차게 한 주말이 마무리되어 간다. 다음주면 벌써 final week로 코스웍 마지막 과목의 마지막 시험만 남아있다. 이제 코스웍도 곧 끝나는구나..!! 코스웍이 끝나면 코스웍을 어떻게 공부해왔는지 적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 같이 토종 한국인에 미국방문이라고는 유학길에 오를 때가 처음이였던 분들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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