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5일, 설렘과 걱정을 동시에 안고 출국해 미국에 도착했다. 처음 공항에 도착했던 날, 코로나가 엄청 유행할 때라 바로 아파트로 입주하지 못하고 호텔에서 약 5일간 머물러야했기에, 호텔로 가던 자정 무렵의 도로 위까지 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처음 왔을 때부터 '괜히 왔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뭔가 삭막하고 어둡기만 했던 미국의 첫 인상.. 2년이 지난, 2022년 8월 5일 저녁, 나는 룸메이트와 함께 거실 소파에 누워서 오래된 영화 맨인블랙을 함께 보며 한가로운 토요일 저녁을 보냈다. 지난 2년간 모든 것이 그대로인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많은 부분이 바뀐 것 같다.
처음 왔을 때 했던 대부분의 걱정들은 역시나 걱정일 뿐이였고 걱정했던 것 만큼의 나쁜 일들은 대부분 일어나지 않았다. 항상 사람의 기억은 좋은 것만 기억한다고 하기 때문에 내가 좋은 부분만 기억하고 힘들고 나빴던 기억들은 잊어버린 것일 것이다. 물론 분명히 그 당시에는 쉽지 않았고,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스트레스였으며 힘들게 느껴지기도 했다. (특히나 학업이 아니라, 생활하는데 있어서 행정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을 때..)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버티면서 온 것에 대해서 스스로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나 하나가 잘나서 잘 되어 가는 것이 아니고, 좋은 지도교수님, 친구들을 만나서 가능했다. 이러한 인간관계들을 내가 통제하고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이 또한 나의 운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1년 후, 2년 후의 나는 또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걱정을 안고 살아가고 있을지 궁금하다. 하지만, 과거의 내가 그래왔듯이 미래의 나도 걱정들이 단지 걱정으로만 남을 수 있도록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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