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유학을 생각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것이 토플 공부이다. 토플 시험을 준비해 본 것도, 시험을 쳐본 것도 이때가 처음이였다. 토플은 4가지 영역으로 다음과 같이 이루어져 있다.
- Reading (30)
- Listening (30)
- Speaking (30)
- Writing (30)
각 영역 30점 만점에 총점은 120점으로 되어있다. 미국 대학들에서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International student에게 토플 점수를 요구하는데 minimum score가 낮은 곳은 79점부터 높은곳은 100점이 넘는 곳까지 다양했다. 또한 총점 뿐만 아니라 각 영역별 section minimum score도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러한 요건을 맞출 수 있도록 준비하는게 중요했다. 나의 경우에는 목표를 90점으로 잡았다. 토플점수도 높으면 좋지만 가고자 하는 학교의 minimum score만 넘으면 된다는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에 내가 가고싶은 학교를 몇군데 서치해본 결과 90점만 넘어도 충분할 것이라고 판단하여 설정하였다.
나는 영어를 잘하는 학생이 아니였다. 우리나라 정규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영어 수업을 수 없이 들었지만 영어로 말하는 것은 물론이요 작문이라곤 해본적도 없었고, 듣기도 시원치 않았다. 고등학교 3년 내내 각종 모의고사, 그리고 수능에서도 영어듣기를 만점 받아본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리딩도 그냥 눈치껏 읽는 수준이였다. 그런 내가 토플 공부를 독학으로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기초가 중요하다. 차근차근 가자' 라는 마음을 가지고 영어교육으로 가장 유명한 Hackers 사의 TOEFL 시리즈 책을 Basic, Intermediate 까지 구매하여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그리고 Hackers Voca 책도 구입하여 Voca 책은 토플 공부를 시작했을 때 부터 끝날 때 까지 계속해서 보았다. 토플 점수가 필요한 Timeline에 있어서 여유가 있는 편이였기 때문에 천천히 퇴근 후에 도서관에서 공부하며 시작했다. 어느 일본인 작가가 쓴 책에서 그 사람이 토플 점수를 받기위해서 공부를 할 때 중요한 것이 객관적인 자기실력을 아는 것이며, 그 방법은 실전 시험을 쳐보는 것이라고 했던 것을 보았기 때문에, 나 역시 일단 토플 시험을 등록했다. (여러번 치다보니 원서접수비도 만만치 않은 듯 하다)
첫번째 시험을 치르고 나서 나의 객관적인 점수를 알 수 있었다. 첫번째 시험의 총점은 53점. 턱없이 부족한 점수였다. 한가지 고무적인 사실은 Writing 시험을 처음 쳐보았는데 20점이 나왔다는 것이였다. 첫번째 시험을 치면서 시험의 스킬보다는 전체적인 영어 실력이 부족함을 깨닫고 겸손하게 다시 기초부터 차근차근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첫번째 시험을 치른 후, 두번째 시험을 준비하면서 문장을 대충 이해하는 것이 아닌 정확하게 분석하기 위해 문법책(Hackers Grammar)을 하나 사서 공부하기 시작했고, 여러 서치를 통해서 Writing Template을 보강하면서 공부하였다. (토플에서는 Template이 많이 사용되는데 Writing이나 Speaking에서 Template을 적재적소에 잘 이용하면 점수를 받기 용이한 듯 하다.) 그렇게 첫번째 시험을 친 후 6개월이 지나서 친 두번째 시험에서 75점을 받았다. 특히 작문에서는 27점이라는 고득점을 받았다. 작문 공부하는 것이 나름 재미 있었는데, 재미 있는 만큼 이해도 잘 되고 그 성취도가 점수에 잘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디지만 조금씩 점수가 올라가는 것이 나에게 포기하지 않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었다. 두번째 시험을 친 후, 여세를 몰아 세번째 시험에 등록했다. 두번째 시험에서 문제를 풀면서 들었던 생각은 문제를 효율적으로 풀지 못했다는 부분이였다. 그래서 Hackers 인강을 신청하여 듣기 시작했다. 리딩, 리스닝에 있어서 문제를 효율적으로 푸는 방법, 스피킹에서 각종 Template와 유용한 표현들에 대해 외우고 공부할 수 있었다. Writing의 경우에는 하던 페이스대로 하면 점수가 괜찮게 나올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따로 강의를 보진 않았다.
세번째 시험을 치르고 점수 발표가 날 때 즈음이였던 어느 날... 그 날은 내가 석사학위논문 디펜스를 한 날이였다. 디펜스를 하면서 나의 부족함에 대해 뼈저리게 깨닫게 되어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었는데, 그 날 새벽 혹시나 해서 들어가본 토플 사이트에서 점수가 뜬 것을 확인하고 내 점수가 Total 90점을 확인하는 순간 정말 기뻤었다. 누군가에게는 낮은 점수지만 나에게는 53점부터 시작하여 나름의 노력을 통해서 얻어낸 점수였기 때문에 정말 소중했고 마치 벌써 미국 대학의 문이 활짝 열린 것 처럼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역시 하면 되는구나!' 라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조금 더 시험을 쳐서 점수를 올렸으면 어땟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만약 다음시험에서 점수가 더 오르지 않았더라면 여전히 토플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다른 필요한 사항(Publication, GRE 등)을 준비하지 못했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노력과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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